러브버그, 계양산 덮친 대발생…원인과 대책은?

인천 계양산 일대에서 붉은등우단털파리, 일명 러브버그가 대규모로 출현해 등산로를 뒤덮으며 주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기후변화와 도심 환경이 결합해 발생한 이번 사태의 배경과 방제 현황을 짚어본다.

계양산 덮친 러브버그, 주민 불안 확산

인천 계양구 계양산에서 러브버그가 대량으로 출현해 등산로 곳곳을 점령했다. 계양구청 산림보호팀은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러브버그 제거 작업에 나섰으며, 일부 구간에서는 삽으로 사체를 퍼낼 정도로 상황이 심각했다고 전했다.

SNS와 지역 커뮤니티에는 등산로를 검게 덮은 러브버그 사진이 공유되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이 확산됐다. 공무원 10여 명이 긴급 투입돼 방제에 나섰지만, 하루 만에 수천 마리가 다시 나타나 방제가 쉽지 않았다.

4년째 이어진 대발생…민원 급증

러브버그의 대발생은 올해로 4년째 이어지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2023년 한 해에만 9,000건이 넘는 민원이 접수됐다. 올해도 인천과 서울 관악산 등 주요 산과 도심에서 러브버그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이어지고 있다.

주민들은 외출을 꺼리거나 마스크를 착용하고 다니는 등 생활 불편을 호소하고 있으며, 상권 역시 고객 감소로 피해를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후변화와 도심 환경이 키운 번식지

러브버그의 급증 원인으로 기후변화가 지목된다. 국립생물자원관 조사에 따르면 러브버그는 원래 중국 동남부·대만·일본 류큐 등 아열대 지역에 서식했지만, 기후가 온난해지며 북상했다. 국내에는 2015년 인천에서 처음 발견된 뒤 점차 개체 수를 늘려왔다.

최근 수도권 기온과 습도가 상승하고, 도심 LED 조명이 증가하면서 러브버그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는 분석도 있다. 국립생물자원관 보고서에서는 LED 불빛에 강하게 끌리는 특성이 대발생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방제 어려운 이유…살충제 저항성과 천적 부재

러브버그는 방제도 쉽지 않다. 서울대 연구팀이 국내 채집 개체를 분석한 결과, 살충제 저항성과 열 스트레스 적응 유전자를 보유해 일반적인 화학 방역으로는 효과적인 개체 수 조절이 어렵다고 밝혔다. 도심 열섬 현상 또한 러브버그 번식 환경을 유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천적도 사실상 없다. 조류는 러브버그의 신맛과 끈적한 체액 때문에 먹이를 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규모 번식이 반복되며 주민 불안을 키우고 있다.

화학 방역의 한계…자연 방제 연구 진행 중

환경부는 러브버그가 전염병을 직접적으로 유발할 가능성은 낮지만, 대규모 출현이 시민에게 심리적 스트레스를 준다고 보고 있다. 화학 방역은 생태계 교란을 유발할 수 있어 권장하지 않고 있으며, 물을 뿌리거나 청소로 물리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을 최선으로 제시하고 있다.

국립생물자원관은 해외 사례를 참고해 러브버그 유충을 감염시키는 천연 곰팡이를 활용한 방제 방법을 연구 중이다. 그러나 국내에서 자연상태에서의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

장기적 대책 필요성 대두

환경부 관계자는 러브버그는 평균 2주가량 대량 발생 후 개체 수가 급감하는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후변화로 향후 유사한 외래종 곤충의 대발생이 빈번해질 가능성이 높아, 장기적인 생태계 관리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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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Q

Q. 러브버그는 인체에 해로운가요?
A. 직접적으로 질병을 옮기거나 독성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대량 발생으로 불쾌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합니다.

Q. 화학 방역은 효과가 없나요?
A. 살충제 저항성을 가지고 있어 화학 방역만으로는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고, 생태계 교란 우려가 있어 권장되지 않습니다.

Q. 러브버그는 왜 도심에 많이 모이나요?
A. LED 불빛에 강하게 유인되며, 도심의 높은 기온과 습도는 러브버그 번식에 최적의 환경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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